네, 안녕하십니까. 터키에 선비족이 있다는데 사실인가 하는 질문인데, 오늘날의 터키는 1922년에 무스타파 케말 아타투르크에 의해 세워진 나라입니다. 이 나라의 전신은 흔히 오스만 투르크라고 하는데, 이 나라는 투르크인이 세운 나라인 것은 분명하지만 18세기 후반에 일어난 프랑스 혁명으로 민족주의가 널리 확산되기 전까지는 투르크로서의 정체성은 희박했으니 오스만 투르크라는 말은 틀렸고 오스만 제국이라고 하는 것이 맞지만 넘어가고 이 나라는 1453년에 비잔틴 제국을 정복한 나라입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드네요. 비잔틴 제국이라는 말은 역사적으로 잘못된 말이기는 하지만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언어의 관습성이라는 말도 엄연히 있으니 굳이 동로마라는 말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말이지요. 비잔틴이라고 하고 로마 제국의 후계자조차 아니고 로마 그 자체라고 분명히 밝히는 절충안도 있지만 넘어가고 선비족은 중국사에만 나오는 민족이지 중국보다 서쪽으로 넘어간 적이 없는 민족입니다. 위진남북조 시대에 주로 활동했던 민족이고 수, 당 제국 이후에도 독발씨, 독고씨, 우문씨 등이 모두 선비족이었죠. 다만 수, 당 이후로는 역사 기록에서 사라진 것으로 보아 이 때 다른 유목민족에게 흡수된 걸로 보이는데, 원래 유목민족들은 민족적 정체성이 그닥 뚜렷하지 않으므로 이런 게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