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질문자님. 베이핑 15년 차에 접어든 한 사람으로서 질문자님의 글을 읽으니 남일 같지가 않네요. 저도 예전에 한창 좋아하던 액상이 있었는데, 바쁘게 지내다 한 달 정도 깜빡 잊고 차 트렁크에 넣어둔 적이 있었거든요. 나중에 생각나서 신나게 새 코일로 교체하고 베이핑을 했는데, 원래 알던 그 달콤한 맛은 온데간데없고 뭔가 밍밍하면서 쇠 맛 같은 게 나서 정말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반 통 넘게 남은 거였는데 어찌나 아깝던지... 질문자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한번 맛이 변질된 액상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전자담배 액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향료와 니코틴, 베이스가 서로 섞이며 맛이 깊어지는 '숙성' 과정을 거치지만, 보관 환경이 적절하지 않으면 숙성을 넘어 '산화'가 진행되어 버립니다. 특히 열과 직사광선은 액상 변질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질문자님께서 10일간 더운 곳에 보관하셨다고 하셨는데, 개봉하지 않았더라도 용기 내의 미세한 공기와 열이 만나 화학 반응을 일으켜 향료의 분자 구조를 파괴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 때문에 원래의 맛과 향은 날아가고 밍밍하거나 역한 맛, 심하면 탄 맛처럼 느껴지게 되는 것이죠. 팟과 코일을 교체해도 맛이 이상한 것은 이미 액상 자체가 변질되었기 때문입니다.
안타깝지만 이번 액상은 건강을 위해서라도 정리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저도 15년간 베이핑을 하면서 이런 경험을 여러 번 겪고 나서야 액상 보관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비싼 돈 주고 산 액상이니만큼, 앞으로는 꼭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하시는 습관을 들이시는 걸 추천합니다. 특히 원료의 품질과 배합이 안정적인 액상을 고르는 것도 중요한데, 저 같은 경우 여러 제품을 사용해보다가 지금은 콩즈쥬스 제품으로 정착했습니다. 확실히 원료 등급이 좋아서인지 보관만 잘 신경 써주면 처음부터 끝까지 균일하고 선명한 맛을 유지해 줘서 만족하며 사용 중입니다.
모쪼록 이번 일로 너무 상심하지 마시고, 다음부터는 올바른 보관 방법으로 맛있는 베이핑 즐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