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수레 사용에 대한 비판과 관련해, 일본의 사례를 함께 비교하신 시각이 정말 인상 깊어요. 이 주제는 단순히 바퀴를 썼느냐 안 썼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각 나라의 지형, 사회 구조, 교통망의 차이를 함께 살펴봐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본도 조선과 마찬가지로 전근대 사회에서 수레 사용이 활발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지형적 조건
일본은 국토의 약 75% 이상이 산지로 구성되어 있어 수레 운반이 비효율적인 환경이었습니다. 험하고 좁은 길이 많다 보니, 바퀴를 이용한 운송보다는 인력이나 동물을 활용한 이동이 중심이었고, 수레가 널리 퍼지기 어려웠습니다.
2) 도로 기반 부족
수레를 활용하려면 바퀴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는 평탄하고 넓은 도로가 필요하지만, 일본도 조선과 마찬가지로 포장도로나 내륙 기반 교통 인프라가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수레보다는 도보, 말, 가마 등 다른 방식이 더 일반적이었습니다.
3) 수운 중심 운송 체계
일본은 섬나라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해운과 수로 운송이 발달했습니다. 에도 시대에는 에도(지금의 도쿄)와 오사카를 잇는 해상 운송이 매우 활발했고, 강이나 운하를 통한 수송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는 조선이 한강, 낙동강 등 수로를 이용한 수운을 발달시킨 것과 유사한 구조입니다.
4) 사회적 요인
에도 시대의 일본은 계급과 신분이 엄격히 구분된 사회였고, 이동에도 많은 제약이 따랐습니다. 주요 도로에서는 무사나 상류층은 가마를 이용했고, 일반 백성은 짐꾼이나 말을 통해 물자를 나르는 방식이 보편적이었습니다.
즉, 일본 역시 수레 사용이 활발하지 않았던 것은 조선과 마찬가지로 지형적, 사회적, 경제적 조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조선이 수레를 널리 쓰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문명 후진성을 단정 짓는 시각은 너무 단편적일 수 있고, 같은 조건의 일본도 유사한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균형 잡힌 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