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신 내용만 봐도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게 느껴져요. 먼저, 혼자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해요.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건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 변화와 사회적 불안, 정서적 부담이 맞물린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습니다.
고2 올라가면서 반 전체가 새로 바뀌고, 이미 친구 무리가 형성된 상황에서 혼자가 된 경험은 누구에게나 큰 스트레스입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서 자연스럽게 연결된 그룹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는데, 그 안에 속하지 못하면 불안감, 우울, 수업 참여 어려움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요. 말씀하신 폭식과 거식, 울렁거림, 화장실로 도망가고 싶은 느낌은 정서적 긴장과 불안이 몸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에서 말이 잘 안 나오는 것도 단순히 “부끄럽다”거나 “마음가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긴장과 불안 때문에 몸이 방어 모드로 반응하는 것이에요. 반 친구들과 수업 외 장소에서 말이 잘 나오고 즐거운 경험을 하는 걸 보면, 상황과 환경이 안전하다고 느껴질 때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다는 증거입니다. 즉, 문제는 본인의 가치나 성격이 아니라, 특정 상황에서 느끼는 긴장과 불안이에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지금 겪는 감정은 사회적 불안, 환경 적응 스트레스, 정서적 과부하가 결합된 상태로 볼 수 있고, 이런 상태에서 마음만 바꾸려고 하면 더 지치기 쉽습니다. 지금 필요한 건 자기 자신을 탓하기보다는, 안전한 환경에서 점차적으로 상황에 적응할 방법을 찾는 것이에요.
지금 겪는 어려움은 본인이 싫거나 마음가짐이 부족해서 생긴 게 아니라, 환경과 사회적 불안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반응이에요. 부끄럽다고 느낄 필요 없고, 조금씩 안전한 환경에서 자신을 경험하며 적응하면 점차 나아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