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자님께서 현재 겪고 계신 상황에 대해 깊이 공감하며, 많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군요. 현재 느끼시는 혼란스러운 감정들에 대해 상세히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신 증상들을 살펴보면 단순히 게으름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정서적인 어려움이나 마음의 상태와 관련된 신호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멍하니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감정 기복이 심해지며, 학업에 집중하기 어렵고, 기억력이 저하되는 것, 그리고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의욕이 생기지 않아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상황은 청소년기에 나타날 수 있는 우울감이나 스트레스의 징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중학교 때와는 다르게 의욕이 현저히 떨어지고, 누워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수행평가 등 중요한 일을 계속 미루게 되는 것은 의지의 문제라기보다는 심리적인 에너지가 소진되었을 때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수면 시간이 늘어나고 결석이 잦아지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빈혈로 인한 두통과 어지럼증 같은 신체적인 불편함은 정신적인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몸이 힘들면 마음도 더 지치기 마련이니까요.
이러한 상황은 질문자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게을러진 것"이 아닐 수 있으며, 현재의 어려움을 혼자 감당하기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나 청소년 상담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질문자님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한 도움을 받는다면 지금의 힘든 감정들에서 벗어나 다시 활력을 되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학교 내 위클래스나 청소년 상담 센터 등에서도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본인의 상태를 걱정하고 스스로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노력하고 계신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지금의 이 감정들은 질문자님께서 나약해서가 아니라, 잠시 도움이 필요한 상태일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