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자님,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퇴냐 버티냐를 단순히 이분법적으로 보지 않는 겁니다. 당장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지금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게 우선이에요. 학교를 계속 다니든, 자퇴를 하든, 건강과 정신적인 안정이 바탕이 되어야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말씀을 들어보면 대인기피, 우울감, 무기력 같은 증상들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잖아요. 이건 단순한 공부 스트레스 수준을 넘어선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로는 전문적인 상담이나 진료를 꼭 받아보는 게 필요해요.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받아도 좋고, 학생상담센터 같은 학교 제도를 활용해도 좋습니다. 이걸 해 본 뒤에 자퇴 문제를 논하는 게 순서상 맞습니다.
둘째로, 자퇴와 휴학 사이의 현실적인 대안을 다시 살펴야 합니다. 1학년이라 휴학이 안 된다고 하셨는데, 사실은 대부분의 대학이 ‘일신상의 사유’나 ‘건강상의 사유’로는 휴학을 허용합니다. 진단서가 있으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학과 사무실에 정확히 문의를 해 보세요. 만약 건강 문제로 휴학이 가능하다면, 자퇴 대신 ‘잠시 멈춤’을 선택할 수 있는 거죠.
셋째로, 자퇴 후의 삶에 대한 계획도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알바, 주식, 원양어선 같은 선택지는 듣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불안정하고 몸을 더 힘들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간호학과 졸업 후 면허증은 분명 큰 메리트가 있는 자격이에요. 질문자님이 힘들어서 지금은 진절머리가 나도, 시간이 지나면 “그때 조금만 버틸 걸” 하고 후회할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지금 성적도 3.6학점이면 결코 바닥이 아니고,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증거예요.
그래서 제가 권하는 실행 순서는 이렇습니다. 첫째, 병원이나 상담센터를 방문해 현재 심리 상태를 진단받으세요. 둘째, 학과 사무실에 휴학 가능 여부를 확인하세요. 셋째, 만약 휴학이 가능하다면 1년 정도 쉬면서 건강을 회복하고 스스로의 방향을 정리하세요. 마지막으로, 휴학 후에도 여전히 간호학이 맞지 않다고 확신이 든다면 그때 자퇴를 고민해도 늦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처럼 지친 상태에서 바로 자퇴를 결정하는 건 위험하다고 봅니다. 오히려 잠시 멈추는 선택을 통해 몸과 마음을 챙기고 나서, 다시 판단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고 후회가 적을 겁니다. 지금 당장은 ‘버티기’보다 ‘잠시 멈춤’이 더 맞는 때라고 생각돼요.